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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아파트


삼성전자 블로거스 1기 아이디쇼 입니다. 오늘은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그런데, 실은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아직도 부모님조차 잘 모르고 계십니다.

주말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요즘 회사일은 잘되가니?" 하고 물어보시는데, 물론 "네, 별일없이 잘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그런데, 네가 하는 일은 뭐니?" 물론, 아버지께서도 항상 아들 회사의 여러 이슈, 반도체에 관련된 신소식들을 신문 등을 통해 기억하고 계시다가 이야기해주시고, 열심히 하라고 항상 격려해주실 정도로 반도체에 대해 일반적인 지식은 있는 분입니다만, 막상 반도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제가 아버지께 어떤 대답을 해드려야 잘 전달이 될지 고민스러웠죠.

하나의 반도체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1. 반도체 설계→ 2. 마스크 제작→ 3. FAB 공정 (8대 공정)→ 4. 패키징→ 5. 신뢰성 검사→ 6. 출하

▲ 반도체 생산라인 [출처] 삼성전자 


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특히 FAB 공정은 클린룸이라 불리는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고, 라인내에 수많은 설비와 사람들이 수백 공정을 거쳐, nm 정도의 size 를 제어하면서 반도체를 Si Wafer 위에 만들게 됩니다.

그 중, 제가 하는 일은 한부분일 테고, 그 일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면, 많은 전문용어와 함께 와닿지 않는 이야기를 해야 하므로 참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얘를 들다가, "아파트와 반도체" 를 생객해 내었습니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1. 아파트 설계→ 2. 철근 및 거푸집→ 3. 시멘트 및 내외장재 작업→ 4. 전기 배선 및 조경 작업→ 5. 시공 검사→ 6.분양


▲ 아파트 건설 현장


제 나름대로 이렇게 나누어 보았더니, 반도체 공정이랑 너무도 잘 매치됩니다.

1. 반도체 설계 = 아파트 설계
아파트를 지을려면 건축 설계 잘해야 됩니다. 좁은 땅에 효율적으로 아파트 동도 배치해야되고, 물, 나무, 조경 등도 신경써야 합니다. 사람들의 이동선 및 여가 공간, 보안까지 세세히 신경써야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가 나오게 되죠. 반도체 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되도록 작은 공간에 많은 cell 을 그려넣고, 고속동작이 잘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peri, core 부분 을 drawing 합니다. 어려운 용어들로 설명되지만, 아파트 설계하고 일맥 상통하죠.

2. 마스크 제작 = 철근 및 거푸집 작업
철근 및 거푸집은 바로 아파트의 뼈대 즉, 모양의 기초 틀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반도체의 마스크 제작 또한 그러한 작업입니다. Si wafer 위에 원하는 pattern 을 찍을 수 있는 틀이 바로 마스크입니다. 반도체는 수많은 마스크의 모양을 층층히 쌓아 올려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아파트 건축과 비교될 수 있습니다.

3. FAB 공정 = 시멘트 및 내외장재 작업
아파트 공사 현장 많이 보셨죠? 거푸집에 시멘트 붓고, 굳히고, 필요한 곳에 구멍내고, 튀어나온 곳은 깍아내고, 울퉁불퉁한 곳은 평평하게 만드는 일련의 작업들이 바로 반도체의 FAB 공정과 비슷합니다. 반도체는 단지 Si wafer 상에서 위 의 작업들을 미세하게 실시합니다. Photo, Deposition, Annealing, Etch, Wet, CMP 등이 Si wafer 위에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적용하는 작업들입니다. 용어는 생소하지만, 찍고, 깍아내고, 덮고, 갉아내고 하는 작업은 똑같습니다. 단지, 단위 작업의 크기가 수 nm 에서 수 um 수준으로 미세할 뿐입니다.

4. 패키징 = 전기 배선 및 조경 작업
이제 아파트의 외형이 다 만들어지면, 곳곳에 필요한 전기배선을 하고, 정원에 나무도 심고, 도배도 하죠. 반도체도 FAB 에서 다 만들어지면, 이제 packing 이란 작업을 하면서 TV 에서 많이 보는 거미모양의 반도체의 모습을 서서히 갖추게 됩니다. 필요한 곳에 배선을 하고, 필요에 따라 층층이 올려 쌓기도 합니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게 되죠.

5. 신뢰성 검사 = 시공 검사
다 만들어 졌으면 검사에 들어갑니다. 아파트의 경우에는 하자는 없는지 꼼꼼히 점검합니다. 가스, 전화, 수도 등의 기능을 점검도 해보고, 이제 팔아도 되겠다는 검증을 하죠. 반도체도 제품에 따라 사용하게 될 조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지 신뢰성을 평가합니다. 온도별로, 습도별로, 심지어 떨어뜨려서 깨지는지도 봅니다. 이러한 것들이 다 통과되면, 이제 출하합니다.

6. 출하 = 분양
드디어 소비자의 품으로 다가갑니다. 아파트는 사람들에게 분양되고, 반도체는 전자제품들의 속으로 들어가게 되죠. 단지, 아파트는 사람 눈에 잘 띄게 커서 모두가 잘 알지만, 반도체는 각종 사람들이 사용하는 전자기기 속으로 들어가게 되서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지요. 그러나, 반도체가 없다면, 아파트 안의 수많은 전자기기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쉽게 해드릴 수 있을 듯 하네요.

저는 얼마전까지는 시멘트 붓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파트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현장 감독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해가 잘 되실런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아파트하고, 반도체하고 어떻게 같냐고 반문하시는 분께는 한 가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아파트와 반도체의 가장 큰 공통점은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사실입니다."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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